쿠바 여행 : 트리니다드 말타기 투어
여행이 길어지면서 게을러진 건지. 날이 더워서 게을러진건지 여튼 트리니다드에서 너무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아서 얼떨결에 예약한 승마투어.
같은 숙소에 있던 언니는 아바나로 먼저 떠나고 새로 만난 동생과 함께 가게 되었다.
차메로네 정보북에서 말타기 투어 정말 힘들었다고 후기를 보긴 했으나 제주도에서 말탔던 기억을 떠올리며 뭐 얼마나 힘들겠어 하며 만만하게 생각했던것 같다.
내가 체험해봤던 승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말이 뛰기 시작하면 엉덩이도 너무 아프고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처음에 너무 무서워서 찍은 사진도 없다....
뭐 오른쪽으로 줄을 당기면 오른쪽으로 가고 양쪽으로 당기면 말이 멈춘다 정도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일단 출발.
대부분 늙거나 상처있는 말들이었다.
벌벌떨며 도착한 첫번째 도착지는 사탕수수밭.
사실 사탕수수밭 구경은 힘들고 사탕수수가 어떻게 쥬스가 되는지를 열심히 보여준다. 그리고 강매아닌
강매가 들어가는 1쿡짜리 사탕수수 쥬스.ㅎㅎㅎㅎ
우리말고도 다른 투어팀들이 있다. 쥬스 한잔씩 마시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또다시 달린다.
두번째는 커피농장.
농장인지는 또 모르겠으나 커피도 팔고 커피도 만들어준다. 커피 만들어주는 쿠바노는 우리가 커피 마시는
동안 열심히 노래도 한다 ㅎㅎ
한국인들만 아이스커피를 찾아보다.
꼬레아나라고 하니 아이스커피도 가능하단다 ㅋㅋ
여튼 2쿡짜리 커피와 선물로 받은 시가.
누구는 커피가 맛있었다는데...
난 나름 콜롬비아에서 커피 마시고 왔기 때문에?ㅋㅋㅋ 내 입맛엔 별로였던 커피.
시가도 싸구려 맛이 팍팍났지만 판매도 한단다. 어쨋든 선물이니 챙겨두었다.
드립고 쿠바식으로! ㅎㅎ
낡은 거름망과 철통에 커피를 내린다.
원두는 내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커피향은 좋다.
말은 요 커피농장에 잠시 세워두고 계곡으로 간다고 했다. 가이드도 너무 더웠는지 조금 걸어가다가 저 앞으로 쭉 걸어가면 있다고 하더니 돌아오는 시간만 얘기해주고는 떠나버렸다 ㅋㅋ이렇게 무책임할수가 ㅋㅋ쿠바에선 빈번한 상황이지만 말이다. 쿠바에서 느꼈던 당혹스러움은 돌아온뒤 그곳을 더 그리워지게 만드는것 같다.
이런 이유로 1년반만에 쿠바를 다시 간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다들 땀을 비올듯 흘려서 물만닌 고기마냥 물속으로 뛰어든다. 난 수영복을 챙기긴 했지만 물이 생각보다 깊어서 구석에서 발만 담구었다. 그늘도 없다. 그냥 땡볕이다..
그래도 다이빙하는 외국인들 구경하고 있으니 시간이 잘 갔다. 물을 무서워하는 나는 평생 다이빙이라는건 도전하지 못할것 같다 ㅠㅠ
다시 말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그래도 그늘진곳에서 쉬고 있으니 다행이다.
말들은 달리면서 오줌싸고 똥싸고 지들끼리 장난치고 별걸 다한다 ㅋㅋㅋㅋ
내 말이 혼자 선두로 너무 앞서 가서 동생이 찍어준 사진.
사진에선 평온해보이지만 실제론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코스는 이런 내리막 돌길을 지나는데 늙은 말들이다 보니 다리에 힘이 많이 풀리고 삐그덕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 불안하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투어 끝나기전엔 한 식당에 들리기도 한다.
투어비가 저렴한대신 여기저기 돈쓰기위해 들리는 곳들이 많다. ㅋㅋ
기본 10쿡이 넘는 비싼 가격에 배도 많이 안고프기도 해서 나랑 동생은 구석에서 쉬기로 했다.
돌아갈땐 아작난 엉덩이때문에 거의 울다시피하며 돌아갔고 3일 동안 온몸에 알이 베겨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내 인생에 다시는 승마 체험이란 없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힘들고 고생한 여행일수록 기억에 남는건지 트린다드에서 뭐했는지 생각하면 지독했던 승마투어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쿠바에 또 간다면 또 한번 타지 않을까 싶다.
트리니다드 승마투어 준비물:
여분의 돈, 시원한 물, 수영복, 운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