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만에 다시 밟은 쿠바의 땅.
그중 가장 좋았었던 트리니다드에 다시 왔다.
간다는것 자체만으로 설렘으로 가득찬 도시이다.
알록달록 예쁜 골목, 친절한 사람들, 계단에서 들었던 공연과 살사를 추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그립다.
바라코아에서 예상치못한 컨디션 난조와 버스 연착으로 산티아고까지 일정이 밀리면서 다시 까마구에이를 건너 띄고 트리니다드로 다시 오게 되었다.
반갑다- 차메로네 강아지 ㅋㅋㅋㅋ정말 못생겼는데 귀여워서 매력이 터진다. 몇번 쓰다듬어 주니 볼때마다 쓰다듬어달라고 긁기 바쁘다. 강아지들은 정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 같다.
예약없이 무작정 아침 8시에 찾아간 차메로네-
방있냐니까 확인할 동안 일단 앉아서 가이드북 보란다. 보고 있으니 갑자기 아침을 차려준다. 내가 저번엔 왜 차메로네 안왔을까 싶을정도로 상다리 부러질듯하게 차려준다. 체크인 하는 날 조식이라니 ㅋㅋ 좀 특이하긴 하다.
밤새 야간버스 타고 왔어서 일단 먹고 봤다. 여기에 계란 요리랑 과일쥬스랑 아이스커피까지 타준다. 다들 차메로 차메로 하는 이유가 있구나.
일단 다 먹고보니 오늘은 방이 없으니 맞은편 자기 사촌네 가서 묵고 내일부터 묵으러 오란다. ㅎㅎㅎ
세상 쿨한 차메로~~ >< 공짜 아침은 무엇..?
여튼 첫날은 맞은편 차메로 사촌네로 일단 갔는데 친절은 하다. 가격은 차메로네와 같다. 조식포함 도미토리 10쿡.
짐풀고 샤워하고 쉬다가 트리니다드 한바퀴 돌았다.
아바나보단 덜 변했지만 공사중인 길도 많고 새로 페인트칠중인 집들도 많다.
ATM기 찾아 돈부터 뽑고 가장 가까운 와이파이 되는 곳부터 찾아 나섰다.
산티아고 ATM기에선 매일같이 줄이 길더니 트리니다드는 한가하다. 줄없이 바로 돈을 뽑았다.
와이파이 공원엔 여전히 사람이 많다.
아픈 역사를 지녔지만 지금은 도시 전체가 세계유네스코 지정이 된 트리니다드. 트리니다드를 대표하는 자갈로 된 길. 우기에 빗물이 잘 빠지기 위함이란다.
여행왔던 도시를 다시 방문하면 예전 여행에 대한 기억이 다시금 떠올라서 좋다.
그중 꽤 괜찮았던 식당은 이제 트리니다드의 대표 맛집이 되었다.
인테리어는 크게 다를바 없는데 레스토랑 분위기 자체는 많이 변한 것 같다.
내가 갔던 시간이 좀 이른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전에는 시끌벅적한 공연팀이 들락날락 거렸던것 같은데, 이제는 좀 더 서비스좋은 레스토랑으로 변해있었다. 맵스미엔 트리니다드 랑고스타 맛집으로 나오는 Ochun Yemaya.
랑고스타는 차메로네서 먹을꺼라 양파 피자 주문.ㅎㅎ
주메뉴가 랑고스타랑 빠에야라서 피자는 크게 기대 안했는데 쿠바치곤 피자도 맛있는 편이었다. 그래도 피자는 도미노피자 포테이토 피자에 베이컨 파인애플 토핑 추가한게 제일 맛있다 ㅠㅠ 여기 피자는 햄피자엔 햄만, 치즈피자엔 치즈만. 기본 토핑에만 충실하다.
밥먹고 와이파이 찾아 그늘 찾아 공원으로 왔는데 낯익은 할아버지가 있다.
나보다 삼일전에 산티아고를 떠났던 몬덴 할아버지다! 이렇게 만나니 너무너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몬덴!!하고 소리 질러 버렸다. ㅋㅋ한국에선 할아버지뻘 어르신께 이름 부르는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여행지에선 가능하다. 몬덴 할아버지도 그동안 혼자다녀 심심했는지 별일 없으면 모히또나 한잔 하러 가잔다.
몬덴할아버지에게 이전에 오프라인에서도 지도를 쓸 수 있는 맵스미를 알려줬었는데 덕분에 앱 설치해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말투어랑 몇군데 볼거리를 추천해주었다. 몬덴 할아버지는 말투어를 식사 포함해서 80쿡에 다녀왔다고 했다. (내가 알기론 보통 식사 불포함 20-30쿡에서 더 흥정이 가능한데...) 내가 생각하기에 조금 비싸게 다녀온것 같다고 하니 본인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할아버지니까 괜찮다고 했다. 나도 나이들고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푼돈은 깎지 않고 다니리..하며 다짐했다. 특히나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국가 여행할땐 더더욱. 아직은 가난한 여행자니 열심히 흥정하며 다니는 수밖에..ㅋㅋㅋ
몬덴할아버지에게 Ochun 레스토랑을 추천해주고 각자 공연 감상 타임을 가졌다. 모히또 한잔씩 마시고 첫번째 공연이 끝날쯔음 몬덴은 선셋을 보러 Loma de la vigía (송전탑)으로 간다고 했다. 나는 첫날이라 마을 한바퀴 돌고 쉴 예정이라고 했다.
트리니다드가 워낙 좁으니 내일도 돌아다니다 보면 만나지 않겠느냐며 내일 지나가다 시간 맞으면 Ochun에서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다. 물론 '아무 계획이 없다면' 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안돼는 쿠바에선 세상 쿨한 작별인사가 당연해진다.ㅎㅎ
다음날 별 계획은 없었지만 내 돈은 극구 사양할게 뻔하고 또 얻어먹기도 좀 그렇고 해서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몬덴은 어쩌면 말동무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난 김에 여행은 잘 마쳤냐며 메일이나 보내봐야겠다. 지금 일본과의 좋지 않은 사회 분위기+더군다나 나이가 있는 몬덴 할아버지에게 반갑지 않은 연락일까 싶어 고민했었는데 우린 국적을 떠나 여행에서 만났던 친구이니 안부인사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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