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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쿠바_2019

쿠바 바라코아 : 유무리강 투어

아침 일찍 와이파드를 사러 가야해서 조식은 10시로 미루고 8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아침 일찍이라 해도 뜨겁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의 쿠바 사람들을 보니 새로웠다. 사실 여행하면서 야간 이동이나 투어를 제외하고는 아침에 일찍 나와본 적이 없었던것 같다. 게으른 여행자여 ㅠㅠㅠㅠ​

작은 도시다보니 자동차보단 자전거가 많은 도시 바라코아. 우리나라 지옥철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출근길 모습. 다들 어디로 가는지..?​

쿠바 어느 도시를 가도 보이는 마차. 다른 도시에선 보통 관광객들이 마차투어로 많이 이용하는데 한적한 바라코아에선 현지인들의 이동 수단이 되어주는 마차다. 특히 한 집에 여러 아이들이 있는 집엔 등교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와이파이 카드를 사고 공원 그늘에 앉아 인터넷 연결을 하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자기가 바라코아 택시기사인데 유무리강이나 다른 근교 비치 투어에 대해 설명한다. 가이드라는데 영어는 하나도 못하고 이메일 주소도 없다니 살짝 수상하다.
유무리강까지 차타고 한시간 가량 걸리는데 20쿡에 해주겠단다.
옥신각신 15쿡에 흥정해서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오후에 다시 만난 가이드 마이클.
혼자가 아닌 동생과 같이 왔다. 왜 같이 왔냐니까 쿠바에선 노말(Normal)이란다. 쿠바,콜롬비아에선 Normal이란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한다. ㅋㅋㅋ

본인들이 대답할때도 Normal, 나에게 물어볼때도 Normal? 이라고 자주 말한다.



차도 아까 보여준 차도 아니고 한명이 옆에서 살짝 밀어줘야 출발하는 차. 문짝도 한쪽 떨어질것 같고 불안불안하다. 그래도 둘은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신나는 레게똥 음악을 틀고 따라부른다. 저 오래된 차에 아주 작은 화면같은게 있어서 자세히 보면 뮤직비디오도 보인다.ㅋㅋㅋㅋㅋ

유무리강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지점인데, 스페인군에 저항하던 원주민들이 뛰어 내려 죽은 절벽이 유명하다.

여튼 어찌저찌 도착한 유무리강.
물색이 아-주 연두색인게 신기했다.

마이클의 동생은 차에서 쉬고 마이클이 유무리강 투어를 해주겠단다.
보트를 탈거냐고해서 탄다고 하니 2쿡만 달란다.
알기론 원래 국가에서 관리하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으면 8불인데 마이클이 사공과 악수하는 척하며 2쿡을 몰래 건냈다.
유무리강 주민들이 쿠바에서도 특히 가난하게 산다고 들었는데 이노무 국가는 돈 되는 것들은 모두 자기네가 뺏어 가나보다. ​

여튼 나도 저렴하게 타니 좋고, 뱃사공 아저씨도 돈을 따로 벌 수 있으니 좋고 좋은게 좋은거다.ㅋㅋㅋ​

저 다리를 기준으로 강과 바다로 나뉘어진다.
아바나와 가장 먼 도시 바라코아에서도 차로 한시간 정도를 더 달려야 와야하는 유무리강이다 보니, 못살기도 못살지만 공산품이 매우 귀하다고 했다. 주민들은 나에게 펜이나 옷을 달라고 했다. 나도 장기 여행자라 나눠줄 옷이 없어..미안 ㅠㅠ.. 마음이 짠했다.
내가 계속 난감해하니 마이클이 괜찮다며 숲길을 안내해주었다.​


숲까지 가는길은 맨발로 강을 건너고 다시 숲을 밟고 또 강을 건너는 코스였는데..이럴거면 미리좀 말해주지 ㅠㅠ 운동화를 신고와서 손에 신발 들고 맨발로 숲길을 걸었다. 정글의 법칙 찍는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발바닥이 정말 아팠다. 또 이런 경험은 언제 하겠냐며 열심히 마이클를 따라 갔다. ​

발바닥이 튼튼한지 잘 걸어가는 마이클.ㅋㅋ
걷다가 물살이 좀 약한 강에서 마이클은 수영을 했다. 난 수영복도 따로 없어서 발만 담구고 왔다. 이런저런 얘기해보니 엄청 착하진 않아도 솔직했던 마이클. 바라코아에 다른 한국인 친구들오면 널 추천해주겠다하니 고맙다고 한다. 이메일 주소 있냐니 없단다. 왓츠앱 있냐니 없단다. 폰 번호만 딸랑 받았다.ㅋㅋㅋ
어쨋든 알겠어!!!

유무리강에서 나오는데 강 주변을 서성이는 돼지 한마리. 마이클 말로는 저 돼지가 수영도 한단다.ㅋㅋㅋㅋ
수영하는 돼지는 바하마에만 있는줄 알았는데...ㅋㅋㅋ 어쨋든 수영 못하는 나보다 너가 훨씬 낫구나.

강에서 나와 1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쁠라야(해변)
역시나 사람이 한명도 없다.​

바다 앞에 문연 가게가 하나 있어서 마이클과 부까네로 한캔씩 했다. 아기가 있냐고 물어보니 금새 딸바보 표정을 지으며 딸 사진을 보여주던 마이클ㅎㅎㅎ
딱히 친절하지는 않지만 단점도 없는 친구다.ㅎㅎ
조금 어설픈 투어이긴 했지만 나름 프라이빗 투어고 또 여긴 쿠바니까.

이렇게 바라코아의 하루도 기분좋게 마무리-